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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3. 22.

    by. 온 세 상

    목차

      다중 경로 사용자 평형(Multi-Path User Equilibrium)

      다중 경로 사용자 평형(Multi-Path User Equilibrium)

      다중 경로 사용자 평형(Multi-Path User Equilibrium)은 교통 수요가 여러 경로에 분산되더라도 선택된 경로들의 통행 시간은 동일하다는 원리에 기반한 모델이다. 본 글에서는 사용자 평형의 이론적 기초, 수학적 모델링, 실무 적용, 한계 및 확장 가능성까지 교통공학자의 시선에서 심층적으로 다룬다.


      1. 다중 경로 사용자 평형의 개념과 이론적 배경

      교통공학에서 사용자 평형(User Equilibrium, UE)은 운전자가 본인의 통행 시간 또는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적의 경로를 선택한다는 가정 하에 도로 네트워크 상의 교통 분포를 분석하는 이론이다. 이 개념은 1952년 Wardrop이 제시한 제1원칙에 기반하며, 선택된 모든 경로의 통행 시간이 동일하고, 이보다 높은 통행 시간이 필요한 경로는 선택되지 않는 상태를 '평형 상태'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실제 도로 상황에서는 단일 경로만 선택되는 경우는 드물다. 다양한 도로 옵션과 운전자의 경로 선택 기준(혼잡도, 신호 체계, 톨게이트 비용, 도로 선호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복수의 경로가 동시에 선택되는 경향이 있다. 이때 적용되는 것이 바로 다중 경로 사용자 평형(Multi-Path User Equilibrium, MPUE) 개념이다.

      MPUE는 단일 경로 중심 분석의 한계를 극복하고, 보다 현실적인 경로 선택 행태를 설명할 수 있다. 이 모델에서는 동일한 출발지와 도착지를 갖는 통행자들이 여러 경로를 동시에 선택하며, 이들 경로의 통행 시간은 평형 상태에서 동일하게 수렴한다. 이는 통행 수요가 자연스럽게 여러 경로로 분산되는 현실을 반영하는 데 효과적이다.


      2. 수학적 모델링과 경로 기반 해석 방법

      다중 경로 사용자 평형은 수학적으로는 비선형 최적화 문제로 정의된다. 이 모델링은 가능한 모든 경로에 대한 교통량을 변수로 설정하고, 각 경로의 통행 시간 함수와 제약 조건을 통해 해를 구하는 방식이다.

      모델링을 위한 핵심 구성요소는 다음과 같다.

      • 목적 함수: 전체 네트워크의 통행 비용을 최소화
      • 제약 조건:
        • OD 쌍별로 총 통행량은 고정
        • 선택된 경로들의 통행 시간은 동일
        • 선택되지 않은 경로는 상대적으로 높은 통행 시간
        • 각 경로의 교통량은 음수가 될 수 없음

      이러한 모델은 다음과 같은 알고리즘을 통해 해석할 수 있다.

      • Frank-Wolfe Algorithm: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수렴형 알고리즘
      • Disaggregate Simultaneous Adjustment Method: 사용자 행태 기반 경로 선택 반영
      • Gradient Projection Method: 대규모 네트워크에 적합한 방식

      수학적으로 표현하면, OD 쌍 (r,s)(r,s)에 대한 모든 가능한 경로 kk에 대해 경로별 통행 시간 tkt_k가 같고, 이에 대한 교통량 xkx_k가 비선택 경로보다 낮은 비용을 갖도록 분배되어야 한다.

      이 모델은 경로 기반 할당(Path-Based Assignment) 방식이며, 링크 기반 할당(Link-Based Assignment)보다 세밀하고 현실 반영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계산량이 많고, 수렴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단점도 함께 존재한다.


      3. 실제 교통 시스템에서의 적용 사례

      MPUE 모델은 교통정책 수립, 도로계획, 대규모 개발지구의 교통영향평가(TIA) 등 실무 현장에서 널리 활용된다. 특히 도로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경로 선택 폭이 넓은 도시에서는 단일 경로 분석보다 훨씬 정밀한 분석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서울 강남에서 인천공항까지의 이동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경로들이 존재한다.

      • 경부고속도로 → 올림픽대로 → 공항고속도로
      • 남부순환로 → 김포공항 → 인천대교
      • 강변북로 → 자유로 → 제2경인고속도로

      이들 경로는 시간대, 날씨, 교통사고, 통행료에 따라 통행 시간이 상이하며, 사용자들은 자신의 목적과 조건에 따라 경로를 선택하게 된다. 그러나 이 선택은 개인 간 편차가 크기 때문에, 모델링 없이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이럴 때 MPUE 모델을 활용하면, OD 쌍별 경로 선택 확률과 각 경로별 유입 교통량을 계산할 수 있어 정책 결정에 정량적인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경로에 통행료 할인을 제공할 경우 그 경로의 교통량 증가 및 다른 경로로의 분산 효과를 예측할 수 있다.

      아래는 MPUE 모델의 적용과 일반 UE 모델의 차이를 요약한 표이다.

      구분 사용자 평형 (UE)   다중 경로 사용자 평형 (MPUE)
      경로 선택 1개의 최적 경로 복수의 유사 경로
      모델 정확도 단순, 해석 용이 정밀, 현실 반영 우수
      계산 복잡도 낮음 높음
      적용 사례 이론적 시뮬레이션 실제 도로 정책, TIA
      대표 알고리즘 Link-based 할당 Path-based 할당, Frank-Wolfe

      4. MPUE 모델의 한계점과 기술적 보완 필요성

      다중 경로 사용자 평형 모델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몇 가지 실무적 한계도 존재한다.

      첫째, 정보 완전성 가정의 한계이다. 모델은 운전자가 모든 경로에 대한 정보를 인지하고 합리적으로 선택한다고 가정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 많은 운전자들은 특정 경로만 이용하거나, 감정적·직관적 선택을 한다.

      둘째, 정적 모델 기반의 시간 반영 한계이다. 대부분의 MPUE 모델은 고정된 시간대(예: 출근 시간대)의 통행량을 기준으로 분석하지만, 실제 교통은 시계열적으로 변화한다. 따라서 이를 반영하려면 **동적 사용자 평형 모델(Dynamic User Equilibrium)**이 필요하다.

      셋째, 계산량 과다와 알고리즘 수렴 문제이다. 네트워크가 복잡해질수록 가능한 경로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이로 인해 계산 속도와 메모리 한계에 도달할 수 있다. 특히 대규모 도시 교통망에서는 전체 경로를 식별하고 최적화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며, 일부 경로는 계산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기술들이 주목받고 있다.

      • 빅데이터 기반 경로 선택 행태 분석
      • GPS 기반 OD 매트릭스 실시간 추정
      • AI 및 머신러닝 기반 사용자 반응 예측
      • 클라우드 기반 대규모 병렬 연산 시스템 활용

      5. 미래 교통 정책과 MPUE의 융합 가능성

      미래의 교통 정책은 단순한 도로 확장이나 신호 개선을 넘어서, 스마트 교통망 설계이용자 행태 기반 정책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MPUE 모델이 핵심 도구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가 대중화되면 차량 간 통신(V2V) 및 인프라 통신(V2I)을 통해 도로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고, 통행 경로를 자동으로 결정하게 된다. 이때 사용되는 알고리즘의 핵심이 바로 MPUE 원리에 기반한 경로 분산 로직이 될 수 있다.

      또한 도심 혼잡구역 요금제, 녹색교통지역, 탄소중립 도심 정책 등도 차량의 자발적인 경로 변경을 유도하는 방식인데, 이러한 정책 효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할 때 MPUE 모델은 강력한 예측 도구가 된다.

      결국, MPUE는 교통 흐름에 대한 단순한 분석 도구를 넘어, 미래 도시 교통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데 필수적인 기반 기술이 될 것이다.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교통공학뿐만 아니라 데이터 과학, 도시계획, 정책 행정과의 협업이 요구되며, 이를 통합할 수 있는 전문가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