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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중심 교통안전 설계(Human-centric Safety Engineering)는 교통 시스템의 설계와 운영에서 ‘사람’을 단순한 수동적 존재로 보지 않고, 인지 능력, 반응 특성, 감정 상태, 신체 조건 등을 주도적 기준으로 삼아 안전 체계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이 접근은 차량, 인프라, 규제,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도 사용자가 이를 어떻게 인식하고 반응하는가에 따라 안전 수준이 결정된다는 원리에 기반한다. 최근 스마트 교통, 자율주행, 고령사회 진입 등 복합적 변화 속에서 기계 중심 안전 설계의 한계를 극복하고, 사람의 오류를 흡수하고 보완할 수 있는 시스템 설계가 핵심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1. 사람 중심 교통안전의 개념과 필요성
기존의 교통안전 설계는 물리적 충돌 방지, 구조적 보강, 법적 규제 등을 중심으로 한 위험회피 중심의 접근(Hazard Avoidance)에 기반해왔다. 하지만 사고의 90% 이상은 결국 인간의 실수(Human Error)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 반복되면서, 최근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 “왜 그 운전자는 그 순간 우회전을 선택했는가?”
- “보행자는 차량이 멈출 거라고 어떻게 판단했는가?”
- “노인이 횡단보도 중간에 멈춘 이유는 무엇이었나?”
이러한 질문은 단순히 기술적 시스템이 아닌, 사람의 판단구조와 행동 메커니즘을 중심에 둔 안전설계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즉, 사람 중심 설계란,
- 사람이 실수할 수 있음을 전제하고
- 실수를 유발하지 않도록 설계하며,
- 실수하더라도 치명적 결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완충 장치를 마련하는 것
이는 교통심리학, 인간공학, 감성공학, 인지공학의 융합적 결과물로 구현된다.
2. 설계 원칙: Human-centric Safety의 5대 구조
사람 중심 교통안전 설계는 다음과 같은 구조 원칙에 기반한다
① Predictability (예측 가능성)
- 보행자·운전자·자전거 이용자 모두가 교통 환경을 일관되게 해석할 수 있어야 함
- 예: 신호 주기 변화가 예측 가능할 때 무단횡단 감소
② Perceivability (인지 용이성)
- 속도, 방향, 위험 존재 등의 정보가 직관적으로 감지되어야 함
- 예: 보행자 앞의 LED 바닥신호, 자전거 도로의 색상 차별화
③ Forgivingness (오류 흡수성)
- 인간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설계
- 예: 중앙분리대의 탄성 구조, 차량 속도 완충 공간 설치
④ Inclusivity (포용성)
- 시각장애인, 고령자, 어린이 등 인지·신체 취약계층도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함
- 예: 음성 신호기, 경사로형 횡단보도, 촉각 유도 블록
⑤ Engagement (참여 유도성)
- 사용자가 안전 행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설계
- 예: 속도표지판 옆에 아이 얼굴 그림 → 감정 기반 속도 감소 유도
3. 적용 사례: 도시, 도로, 차량 설계에서의 실천
① 도시 및 도로 인프라 사례
적용 방식 사례 설명 보행자 중심 설계 서울시 보행친화지구 제한속도 30km/h, 차도 폭 줄이고 보행공간 확대 실수 흡수형 도로 스웨덴 ‘2+1 도로’ 중앙차선 교차 + 와이어 가드레일로 정면충돌 방지 시각주의 설계 일본 유치원 주변 도로 노란색 점자 보도 + 바닥형 경고 그림 ② 차량 HMI 및 조작계 설계
- 운전자 주시 시스템: 시선 이탈 감지 → 시트 진동/경고음 제공
- 자율주행 인계 설계: 운전자의 정신적 준비 상태를 확인한 후 단계적 인계
- 고령자 전용 UI: 큰 버튼, 단순 메뉴 구조, 음성 명령 중심 조작계
③ 스마트기술 연계
- AI 기반 ‘운전자 감정 인식’ → 분노, 긴장, 졸음 상태 감지
- V2P(Vehicle-to-Pedestrian) 통신 → 보행자 스마트폰과 차량 간 실시간 위험 공유
- 스마트 횡단보도 → 차량 접근 시 LED 경고, 스마트폰 진동 연동
4. 행태 데이터 기반 설계 전략
사람 중심 설계를 고도화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행동 기반 데이터 수집·분석이 활용된다
- 시선 추적(Eye-tracking) → 운전자가 어떤 정보를 놓치는지 분석
- 생체신호(HRV, GSR) → 교차로, 램프구간 등에서의 심리적 긴장 감지
- 보행 궤적 분석 → 횡단보도 진입·멈춤·후퇴 패턴 수집
- 시뮬레이터 기반 행동 분석 → 사고 전 가상 반응 시나리오 검증
- 디지털 트윈 기반 위험 Heatmap → 도로 내 행태적 위험 분포 시각화
이 데이터를 통해 ‘사람이 잘못 판단하거나 헷갈리는 지점’을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UI 수정, 도로 구조 보완, 경고 시스템 개선이 이루어진다.
5. 정책적 적용과 규범 변화
사람 중심 교통안전 설계는 단순한 기술 적용을 넘어서 법제도, 정책,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까지 수반해야 한다
- 사고 책임 중심에서 위험 예방 중심으로 정책 전환
- 고의가 아닌 실수를 고려한 인프라 안전 기준 강화
- 도로 설계 매뉴얼에 심리적 반응 요소 포함
- ‘사람 오류를 방지하는 도시’로의 설계 철학 전환
- 교통사고 분석 기준의 ‘인지 가능성’ 반영 (예: “그 상황에서 보행자가 차량을 볼 수 있었는가?”)
6. 향후 발전 방향
- AI 기반 행태 예측 시스템 확장: 보행자, 운전자, 자전거 이용자의 다음 행동 예측
- 디자인+공학 통합 안전 설계 체계 구축: 감성공학 기반 위험 경고 디자인
- 사람–기계 인터페이스의 감정 대응화: 차량이 운전자의 정서 상태에 따라 피드백 조정
- 교통약자 참여형 설계 프로세스: 실사용자의 피드백이 설계에 직접 반영
- 국가 표준화 지침 마련: 인간공학 기반 교통안전 가이드라인 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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