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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OD 매트릭스와 그 중요성
OD 매트릭스(Origin-Destination Matrix)는 교통 수요 분석의 핵심 데이터를 구성하는 행렬 구조로, 특정 시간대에 도시 내 각 출발지(origin)에서 도착지(destination)로 이동하는 통행량을 정량적으로 표현한 자료이다. 이 매트릭스는 도시 교통 모델의 기초자료로 사용되며, 통행량 예측, 신호 최적화, 도로 용량 분석, 대중교통 노선 설계 등 거의 모든 교통계획 및 시뮬레이션의 출발점이 된다. 하지만 현실에서 수집된 OD 자료는 설문조사, 스마트카드 데이터, 도로 센서, 모바일 기지국 데이터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확보되며, 수집되는 데이터의 정밀도와 형태, 시간 간격, 공간 해상도가 제각기 다르다. 이에 따라 원본 OD 매트릭스는 불균형, 결측, 왜곡된 수치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를 그대로 활용하면 분석의 정확도와 신뢰도에 큰 문제가 생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다양한 출처의 데이터를 분석 목적에 맞도록 보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과정이 바로 OD 매트릭스 정규화이다.
정규화(Normalization)란 수학적으로는 서로 다른 단위나 분포를 가진 데이터를 일정한 기준에 맞춰 변환하여 비교 가능하도록 만드는 과정이며, OD 매트릭스에서는 시간적, 공간적, 통계적 일관성을 확보하고 분석 및 시뮬레이션 입력에 적합한 형태로 데이터를 재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한 비례 조정부터 행·열 합 제약 조건을 만족시키는 반복 계산 방식, 최신 머신러닝 기반 최적화 기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규화 기법이 존재한다. 이를 통해 OD 매트릭스는 수요 모델의 입력값으로써 실효성을 확보하고, 다양한 시나리오 분석의 기반이 될 수 있다.
2. OD 매트릭스 정규화의 필요성과 적용 대상
OD 매트릭스의 정규화는 교통 분석 전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실측 데이터는 수집 방식에 따라 구조적으로 편향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용카드 기반 통행 데이터는 승용차보다 대중교통 통행이 과대 대표되는 경향이 있고, 모바일 위치정보는 장거리 통행에 비해 단거리 통행을 포착하기 어렵다. 또한 스마트카드 데이터는 환승을 하나의 연속된 통행으로 보기 어려우며, 도보나 PM(Personal Mobility) 이용은 전혀 포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수집 단계부터 생긴 편차는 OD 행렬에서 비정상적인 값 분포, 특정 OD쌍의 과도한 집중, 주변 지역 간 데이터 결손 등으로 나타난다.
또한 OD 매트릭스는 일반적으로 '합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즉, 각 출발지에서 발생하는 총 통행량의 합은 전체 발생량과 일치해야 하며, 각 도착지에서 수용하는 통행량의 총합도 정확히 반영되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 수집된 원시 OD 행렬은 이 조건을 만족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상호간의 균형성이 무너지면 경로 배분이나 시뮬레이션에서도 수렴하지 않거나 왜곡된 결과가 나타난다. 특히, 대규모 도시 네트워크의 경우 OD 행렬의 규모가 수천×수천의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러한 불균형은 모델 전체의 흐름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 따라서 OD 행렬의 정규화는 단지 데이터 처리의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니라, 교통 수요 모델의 기본 전제조건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 단계라 할 수 있다.
정규화의 대상은 크기뿐 아니라, 행렬 내 값의 분포, 희소성(Sparsity), 단위, 공간 해상도, 시간 범위 등 여러 측면을 포함한다. 예컨대 특정 지역 간 통행량만 포착되어 일부 셀이 비어 있거나(Zero Cell), 특정 노선만 과도하게 활성화된 경우, 이러한 왜곡을 보정하지 않으면 정책 분석 시 의사결정에 오류가 발생한다. 정규화 기법은 이런 문제들을 다양한 수학적, 통계적 접근을 통해 해결하고자 한다.
3. 대표적인 OD 정규화 기법과 알고리즘
OD 매트릭스 정규화에는 다양한 접근법이 존재하며, 목적에 따라 적합한 기법을 선택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방식은 비례 확장법(Factor Adjustment)이다. 이는 원시 OD 행렬의 총합을 기준 수요량으로 맞추기 위해 각 셀의 값을 일정 비율로 조정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전체 수요가 10% 부족하다면 모든 값을 1.1배로 늘려 조정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빠르고 직관적이나, 데이터 내부의 왜곡이나 구조적 불균형은 반영하지 못한다.
다음으로는 프라타시–프란키(PF) 알고리즘으로 대표되는 반복 비례 적합법(Iterative Proportional Fitting, IPF)이다. 이 방식은 OD 행렬의 행합(출발지별 발생량)과 열합(도착지별 도착량)을 반복적으로 조정하여, 두 방향에서 주어진 총합을 동시에 만족시키도록 행렬을 점진적으로 수정하는 알고리즘이다. IPF는 계산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면서도 정합성이 뛰어나, 실무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정규화 기법 중 하나이다. 이외에도 정보 최소화 원칙(Maximum Entropy Principle)에 기반한 방법, 베이지안 추론 기반의 행렬 추정기법, 최소제곱 추정법(Least Squares Estimation) 등 다양한 수학적 모델이 개발되어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머신러닝 기반의 OD 정규화 모델도 연구되고 있다. 딥러닝을 활용한 접근에서는 OD 행렬을 이미지처럼 다루고,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을 통해 노이즈가 많은 OD를 정규화된 OD로 변환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또한 시계열 기반 모델에서는 과거의 OD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간적 패턴을 학습한 후, 결손 또는 왜곡된 데이터를 보정하는 형태도 시도되고 있다. 이러한 방법들은 전통적인 방식보다 유연하고 고차원의 특성을 포착할 수 있지만, 해석력과 계산자원 측면에서는 아직 개선의 여지가 있다.
4. 실제 적용 사례와 정책 활용 가능성
OD 매트릭스 정규화 기법은 여러 도시 교통정책과 실무 모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서울시의 경우, 스마트카드와 교통 센서 데이터를 활용하여 OD를 구성하지만, 일부 구역 간 데이터가 과도하게 집중되거나 특정 구간의 데이터가 누락되는 일이 잦다. 이때 IPF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전체 구간별 수요를 균형 있게 조정하고, OD 입력값을 정규화하여 대중교통 노선 조정 시뮬레이션에 적용한 사례가 있다. 또한 국토교통부의 광역교통 정책 수립에서도 OD 정규화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국 OD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정책 시뮬레이션에서는 지역 간 인구 크기, 통근 비율 등을 고려한 보정 계수를 활용하여, OD 행렬의 분포를 현실에 맞게 변환한다.
특히 혼잡통행료 도입, 자율주행차 전용차로 설정, 버스노선 구조 개편 등 정책적 민감성이 높은 사업에서는 OD 정규화 여부가 정책의 실효성과 직결된다. 비정규화된 OD로부터 도출된 결과는 정책 추진에 혼란을 줄 수 있으며, 정책적 타당성 확보에도 문제가 생긴다. 또한 재난 대응 시나리오 설계나 행사·집회 등 이벤트 기반 교통운영에서는 실시간 OD 추정과 즉시 정규화가 중요하다. 이 경우 클라우드 기반 연산환경에서 자동화된 정규화 알고리즘을 통해 빠르게 OD를 재구성하고, 시뮬레이션 기반 대응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5. 기술적 과제와 향후 발전 방향
OD 매트릭스 정규화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를 안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정확한 보정 기준값의 설정이다. 전체 통행량, 출발지·도착지별 통행 분포, 수단별 이용률 등의 기준이 부정확하면 정규화 결과 자체가 왜곡될 수 있다. 따라서 정규화에는 항상 신뢰성 높은 외부 기준 데이터(예: 센서 기반 교통량, 통계청 인구 이동자료 등)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희소 행렬(sparse matrix) 처리 문제다. 대규모 OD 행렬은 대부분의 셀이 0이거나 미측정 상태이며, 이때 단순한 보정만으로는 현실을 반영하기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행렬 보간(Matrix Completion) 기법, 정규화 전의 사전 군집화(Pre-Clustering) 등의 기법이 병행되고 있다.
또한 정규화 이후 결과의 검증 방법도 중요하다. OD 매트릭스의 정규화는 결과 자체가 정답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시뮬레이션과의 일치도, 교차검증, 패턴 유지 여부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결과를 검토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도시별 OD 특성과 시간대별 패턴 차이를 고려한 적응형 정규화 알고리즘 개발이 필요하다. 나아가 향후에는 OD 매트릭스를 단순한 정태적 수요자료가 아니라, 실시간 예측 가능한 흐름 정보로 전환할 수 있도록, 머신러닝 기반 실시간 정규화·예측 통합 모델 개발이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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