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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지속가능성 개념의 교통 네트워크 설계로의 확장
지속가능 교통 네트워크 설계모델(Sustainable Transport Network Design)은 단순히 통행시간 단축이나 도로용량 증대와 같은 전통적 교통 목표를 넘어, 환경 보전, 사회적 형평성, 경제적 효율성을 동시에 고려한 교통체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도시의 교통 문제는 단순한 수송 수단의 선택을 넘어, 도시 구조, 환경 정책, 에너지 소비, 사회적 접근권 등 다양한 영역과 맞물려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차량 중심의 도로망 설계에서 벗어나, 모든 수단이 조화롭게 공존하면서, 탄소배출을 줄이고, 사람 중심의 이동성을 보장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성 전략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 도심 정체 해소, 교통사고 감소, 보행자 안전 확보, 교통약자 접근성 보장 등은 지속가능한 교통의 필수 구성요소이다. 이러한 복합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교통 네트워크 설계는 더 이상 기술적 효율성만을 추구해서는 안 되며, 다목적 의사결정(Multi-objective Decision Making)을 통해 환경, 사회, 경제 측면의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 지속가능 설계모델은 이 같은 철학을 기반으로, 정량적 시뮬레이션과 정성적 정책 목표를 결합하여 거시적 전략과 지역 특화형 교통해법을 동시에 제공하는 구조로 개발되고 있다.
2. 지속가능 네트워크 설계의 핵심 요소
지속가능한 교통 네트워크 설계는 다음과 같은 핵심 구성요소를 반영하여 모델링된다. 첫째는 환경적 지속가능성이다. 이는 교통 시스템이 배출하는 탄소량, 에너지 소비량, 오염물질, 소음 등의 지표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네트워크를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도로 혼잡을 줄이는 것은 단순한 통행시간 감소뿐 아니라 차량 정체에 따른 불필요한 탄소배출 감소로도 이어진다. 둘째는 사회적 지속가능성이다. 이는 모든 시민이 지역과 수단에 관계없이 평등한 교통 접근성을 가져야 한다는 원칙이며, 교통약자, 저소득층, 노약자, 비도시 지역 주민 등에게도 일정 수준 이상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설계를 포함한다.
셋째는 경제적 지속가능성이다. 이는 교통 인프라 구축과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 장기적인 유지관리 비용을 절감하고, 도시경제와 연계된 발전 효과를 유도하는 것을 포함한다. 여기에는 대중교통망의 수익성과 효율성, PM(Personal Mobility)의 운영 안정성, 물류 네트워크의 최적화 등이 포함된다. 이처럼 지속가능 설계모델은 환경-사회-경제라는 세 개의 축 위에서 최적의 균형점을 찾는 다목적 최적화 문제로 정의되며, 복잡한 네트워크 구조와 다양한 수요 유형을 동시에 고려하는 설계 기법이 요구된다.
3. 설계모델의 수리적 접근과 알고리즘 구성
지속가능 네트워크 설계모델은 일반적으로 다목적 최적화(Multi-objective Optimization) 문제로 수식화된다. 목적함수는 통행시간 최소화, 탄소배출 최소화, 접근성 최대화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며, 각 목적 간에는 상충관계가 존재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파레토 최적해(Pareto Optimal Solution)를 도출하는 기법이 활용되며, 대표적으로 유전자 알고리즘, NSGA-II(Non-dominated Sorting Genetic Algorithm), 다목적 시뮬레이션 기반 최적화 등이 적용된다.
이러한 설계모델은 교통 수단 간 상호작용, 도로 용량, 대중교통 커버리지, PM 인프라망, 자율주행차 전용차로 등의 요소를 변수로 포함할 수 있으며, 실질적인 설계 변수는 도로 링크의 연결 여부, 노선 설정, 용량 증대, 속도 제한, 신호 제어 방식 등으로 정의된다. 일반적인 수리모델은 다음과 같은 구조로 구성된다:
- 목적함수: 환경(CO₂), 시간(TT), 비용(Cost), 형평성(Equity) 등 복수
- 제약조건: 예산 제한, 공간 제약, 수요 충족, 접근성 한계 등
- 결정변수: 도로 개설 여부, 차로 수, 버스노선 경로, 자전거도로 설치 등
- 데이터 입력: OD 매트릭스, GIS 도로망, 교통량, 배출계수, 인구통계 등
특히 최근에는 통행자 행태 기반 모델링이 강화되어, 단순한 통계적 수요 예측을 넘어서 운전자·보행자·PM 이용자의 실제 경로 선택 및 교통수단 선택 행태를 반영하는 설계가 이뤄지고 있다. 이는 설계 결과의 실효성과 시민 체감도 측면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4. 실제 도시 적용 사례와 성과
지속가능 교통 네트워크 설계모델은 이미 다양한 도시에서 실무에 적용되어 그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는 '수퍼블록(Superblock)' 전략을 통해 기존 격자형 도로망을 보행 중심 공간으로 전환하고, 내부 차량 흐름을 차단함으로써 도심의 탄소배출량과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감소시켰다. 이는 단지 보행자 공간을 확보하는 차원이 아니라, 도시 내 주요 노드와 외곽 간 흐름을 재조정하는 교통 네트워크 재설계 작업이 병행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시뮬레이션 기반의 네트워크 평가를 통해 교차로 통행량, 버스 노선 변경, 자전거 도로 설치 등의 조합을 반복 실험한 결과, 교통량의 14% 재분산, 정체 감소 20%, 자전거 통행 3배 증가라는 효과를 얻었다.
또한 덴마크 코펜하겐은 자전거 중심 네트워크 설계로 유명하다. 이 도시는 자전거도로가 전체 교통망과 체계적으로 연동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출퇴근 목적의 자전거 통행이 전체 교통량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이는 단순히 도로를 깔았기 때문이 아니라, 전체 교통 네트워크의 흐름이 자동차가 아닌 자전거 중심으로 최적화된 구조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설계는 초기에는 차량 속도 저하, 도로 용량 감소 등의 반발도 있었지만, 장기적으로는 교통사고 감소, 도시 탄력성 증가, 관광 활성화 등의 경제적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시가 광화문 일대 도로를 축소하고 보행광장으로 전환한 사례는, 도시 중심부의 공간 활용을 사람 중심으로 바꾸려는 지속가능 교통정책의 대표 사례다. 해당 구간의 차량 흐름은 시뮬레이션 기반 교통 분산 모델을 통해 재설계되었고, 버스 노선 및 자전거 연계 동선 역시 함께 조정되었다. 그 결과 보행량은 평균 45% 증가하고, 미세먼지 농도는 12% 감소했으며, 시민 만족도는 정책 시행 전 대비 2배 가까이 향상되었다는 조사 결과가 보고되었다.
5. 향후 과제와 미래 확장 방향
지속가능 교통 네트워크 설계모델은 그 효과성과 필요성이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적용에는 몇 가지 도전과제가 존재한다. 첫째는 다목적 모델 간 가중치 설정의 어려움이다. 환경, 사회, 경제 목표 간의 상대적 중요도는 정책 방향과 지역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이를 수치적으로 정량화하고 균형점을 찾는 과정에는 고도의 의사결정 프레임워크가 요구된다. 둘째는 시민 행태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기존 차량 중심 이용자들이 대중교통이나 보행, 자전거로 전환하는 데에는 시간과 정책적 유인이 필요하며, 이를 설계모델에 반영하기 위한 행태 기반 예측모델의 정밀도 개선이 필요하다.
셋째는 데이터 통합 문제다. 교통, 환경, 인구, 에너지,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가 통합되어야 하며, 이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도시 거버넌스와 정책 조율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트윈 기반의 도시 통합 시뮬레이션 플랫폼이 요구된다. 이 플랫폼은 교통 흐름, 대기 질, 소음, 인구 이동, 모빌리티 이용 패턴 등을 실시간으로 연동하여 설계모델과 정책 시나리오 간 연결을 강화할 수 있다.
앞으로는 지속가능 설계모델이 단지 도로 설계의 영역을 넘어, 도시 구조와 에너지 구조, 사회 구조까지 포괄하는 통합 도시계획 모델로 확장되어야 한다. 교통 네트워크는 물리적 인프라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도시민의 삶의 질, 사회적 연결성, 환경 정의와 직결되는 핵심 구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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