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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공간-교통통합 시뮬레이션(Urban–Transport Co-simulation Modeling)은 도시계획과 교통계획을 개별적으로가 아닌, 하나의 통합된 동적 모델 내에서 상호작용하는 방식으로 구현하는 시뮬레이션 기법이다. 이는 도시 공간구조 변화와 교통행태 변화 간의 피드백(Feedback Loop)을 동시적으로 고려하여, 보다 정밀한 미래 예측과 정책 효과 분석을 가능하게 하며, 스마트시티 시뮬레이션,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교통 수요관리(TDM: Transportation Demand Management) 등과 밀접히 연계된다.
1. 도시-교통 통합 시뮬레이션의 개념과 필요성
전통적으로 도시계획(Urban Planning)과 교통계획(Transport Planning)은 별도의 영역에서 접근되었다. 도시계획은 토지이용(Land Use), 주거 및 상업 배치 등을 중심으로, 교통계획은 교통량, 통행 시간, 모빌리티 수단 중심으로 계획되어 왔다. 그러나 실제 도시 시스템은 이 둘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으며, 어느 한쪽의 변화가 다른 쪽에 즉각적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주거 밀집지역이 신설되면 주변 도로 혼잡이 심화되며, 반대로 도로 인프라가 확장되면 외곽 개발이 촉진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도시공간-교통통합 시뮬레이션(Co-simulation)은 이러한 상호작용 관계를 수치화하고 예측 가능한 구조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 분석이 가능하다
- 신규 역세권 개발이 통행 패턴에 미치는 영향
- 자율주행차 도입에 따른 도시 공간 재편
- 토지이용 규제 변화가 교통혼잡 완화에 미치는 효과
2. 모델 구성의 기본 구조와 주요 모듈
도시-교통 통합 시뮬레이션 모델은 일반적으로 Land-Use 모델과 Transport 모델의 결합으로 구성되며, 각 모델은 내부에 세부 모듈을 포함한다. 대표적인 구조는 아래과 같다.
(1) Land-Use 모듈
- 인구 및 가구 배치 예측
- 토지이용 유형 변화(주거지, 상업지, 녹지 등)
- 고용 및 서비스 분포 분석
- 부동산 시장 시뮬레이션
(2) Transport 모듈
- 통행 수요 예측
- 모드 선택(Mode Choice) 분석
- 경로 할당 및 교통량 계산
- 대중교통·자율주행·보행 시뮬레이션
이 두 모듈은 상호간에 시간 단위별 또는 정책 시점별로 반복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정책 충격에 대한 도시-교통 반응을 시간 흐름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각화한다.
예를 들어, 어떤 지역에 대규모 상업시설이 들어오면 Land-Use 모듈은 인구 집중과 토지 가치 상승을 산출하고, Transport 모듈은 통행량 증가, 혼잡 시간 확대 등을 예측하며, 이 정보가 다시 토지 이용 전략에 반영된다.
3. 주요 통합 시뮬레이션 플랫폼과 활용 사례
현재 국내외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는 도시-교통 통합 시뮬레이션 플랫폼은 다음과 같다.
- UrbanSim: 미국 워싱턴대 개발, Land-Use 모델과 Activity-Based Transport Model을 연계하여 장기 도시 성장 예측
- MATSim: 스위스 ETH 개발, 대규모 에이전트 기반(Agent-Based) 교통 시뮬레이션
- SUMO: 독일 DLR 개발, 실시간 차량 흐름과 교통신호까지 포함한 정밀 시뮬레이션
- CUBE: Bentley Systems의 상용 모델로, 통합 시나리오 분석에 최적화
실제 사례
싱가포르는 전체 도시를 디지털 트윈 기반으로 구현한 Virtual Singapore 프로젝트를 통해, 토지이용, 교통, 환경 시나리오를 동시에 분석한다. 자율주행 셔틀버스 노선 도입 시, 기존 통근 흐름 변화와 토지 가치 변동을 동시에 시뮬레이션하여 단계적 도입 전략을 수립했다.
서울시는 3기 신도시 개발에 앞서 CUBE 기반 시뮬레이션을 통해, 인접 고속도로의 교통량 증가를 예측하고 BRT 노선 배치를 사전 검토했다. 이는 계획 변경과 노선 다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되었다.
4. 에이전트 기반 시뮬레이션의 장점과 도입 확산
도시-교통 통합 시뮬레이션은 기존의 지역 단위 모델(Zonal Model) 방식에서 에이전트 기반 시뮬레이션(Agent-Based Modeling, ABM)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에이전트란, 도시 내의 ‘개인’, ‘가구’, ‘사업체’ 등을 개별 객체로 설정하고, 각각의 선택 행위를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이다.
- 개별 통행자의 의사결정 반영 가능 (출퇴근, 여가, 쇼핑 등 목적별 통행)
- 교통수단, 시간, 경로 선택에 대한 미시적 예측 가능
- 정책에 따른 수요 반응 및 도시 확산 효과 정밀 분석 가능
- 통근비용, 주택가격, 통행시간 등을 통합 고려한 생활권 시뮬레이션
예를 들어, 어떤 도시가 버스 노선을 축소하고 지하철 노선을 확장할 경우, 각 에이전트는 자신의 주거지-직장 간 통행 옵션을 재평가하고, 일부는 이사, 일부는 통행시간 증가, 일부는 차량 전환 등의 반응을 시뮬레이션하게 된다.
이러한 미시적 접근은 복잡한 도시 현상을 현실감 있게 예측할 수 있게 해주며, 특히 혼합용도 개발(Mixed-use Development)의 정책효과를 정량화하는 데 유리하다.
5. 통합 시뮬레이션의 정책 활용과 한계점
활용 분야
- 대중교통 노선 및 정류장 재설계
- 주택 정책과 교통 혼잡 상관관계 분석
- 혼잡통행료, 교통세 도입 시 효과 예측
- 복합개발지구 내 교통영향 예측
- 스마트시티 구축의 공간배치 최적화
한계점 및 개선과제
- 초기 투입 데이터(인구, 통행, 부동산, 수단 선택 등)의 정확도에 따라 결과 신뢰도 차이 발생
- 시뮬레이션 연산에 많은 시간과 고성능 컴퓨팅 자원 필요
- 세부 변수 설정(민감도 조정, 의사결정 가중치 등)에 따라 결과 편차
- 시민 행태 변화(예: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확산 등)의 반영이 지연될 수 있음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는 머신러닝 기반 교정 모델, 실시간 데이터 피드백 기반 적응형 시뮬레이션, 혼합현실 기반 시민 체험 시뮬레이션 등이 개발되고 있으며, 점점 더 동적이고 사용자 중심의 시뮬레이션으로 진화하고 있다.
6. 향후 전망과 전략적 도입 방안
도시공간–교통통합 시뮬레이션은 단순한 계획 도구를 넘어, 미래 도시를 설계하고 검증하는 정책 실험 플랫폼으로서 기능할 수 있다. 향후 발전 방향은 다음과 같다
- 디지털 트윈 연계: 실시간 교통 흐름, 건물 착공 현황, 인구 이동 등을 반영하여 실시간 도시 모델 구현
- 참여형 시뮬레이션: 시민, 전문가, 정책결정자가 함께 시나리오를 설계하고 결과를 공유하는 인터랙티브 모델
- 탄소중립 시뮬레이션 통합: 도시 내 이동 수단 변화와 공간구조 변화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 효과 예측
- AI기반 정책 추천 엔진: 시뮬레이션 결과를 기반으로 최적화된 개발안과 교통정책 자동 추천
도입 전략으로는 ▲지방정부 및 개발사업자 대상 시범도입 확대 ▲도시계획 및 교통정책 간 데이터 정합성 확보 ▲시민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시각화 기반 보고 시스템 구축 등이 있다.
도시공간-교통통합 시뮬레이션은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한 정량적, 시각적, 전략적 도구로써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변화하는 도시 생태계 속에서 이 시뮬레이션은 ‘예측과 대응’의 도구가 아니라, 설계와 협력의 플랫폼으로 진화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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